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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기록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 "서툴렀던" 우리의 첫사랑

by 곰푸 2021.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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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봉 : 2018.03.22.
  •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 장르 : 드라마, 멜로/로맨스
  • 국가 : 이탈리아, 프랑스, 브라질, 미국
  • 러닝타임 : 132분
  • 배급 : (주)디스테이션
  • 감독 : 루카 구아다니노
  • 주연 : 티모시 샬라메(엘리오), 아미 해머(올리버)

풋풋하고 서툴렀던 첫사랑의 추억

1983년 아름다운 햇살이 내리쬐는 이탈리아의 한 별장에서 열 일곱살 소년 '엘리오'는 이 무더운 여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오후, 스물 넷 청년 '올리버'가 아버지의 보조 연구원으로 함께 가족 별장에 머물며 그와 한 모든 날들이 '엘리오'에게 특별해집니다. '엘리오'의 처음이자 '올리버'의 전부가 되었던 그 눈부신 어느 해, 여름보다 눈부시고 뜨거운 사랑이 펼쳐집니다.

이 영화의 줄거리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17살 소년 엘리오가 24살 청년 올리버를 만나고 느낀 첫사랑의 감정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엘리오는 여느 때와 같이 피아노를 치기도 하고 수영을 하기도 하며 자연을 벗 삼아 책을 읽는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17살 소년 엘리오는 아버지의 보조 연구원으로 임시 근무를 하게 된 24살 청년 올리버를 만나게 됩니다. 엘리오는 올리버의 행동, 말투 모든 것을 관찰하며 관심을 갖게 됩니다. 올리버와 친해지고 싶어 다가가는 엘리오에게 올리버는 선을 긋죠. 시간이 첨차 흘러 엘리오는 이런 자신의 감정이 우정을 넘어선 사랑임을 깨닫고 용기를 내어 올리버에게 마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엘리오는 올리버를 좋아함에도 다른 여자 친구와 바람을 피는 등 자신의 감정을 잘 몰라 방황하고 미성숙한 행동들을 하며 자신에게도 그리고 올리버에게도 상처를 입히죠. 그렇게 혼란스러워하기도 하고, 사랑의 감정을 깨닫다가 연인을 떠나보내고 사무치게 슬퍼하기도 합니다. 올리버는 아직 어린 엘리오에게 차마 먼저 다가가지 않는 어른스러운 사람입니다. 올리버의 마지막 선택 속에는 자신을 향한 부모님의 기대, 동성애를 바라보는 세상 사람들의 시선을 압축적으로 담아냈습니다. 결국 올리버와 엘리오는 이별하게 되지만 무릇 모든 첫사랑이 그렇듯 그들이 함께 나눈 시간과 감정은 다음 사랑을 위한 밑거름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잔잔한 일렁임

제가 처음 이 영화를 접한 것은 극장 대형 스크린이었습니다. 액션 블록버스터와는 거리가 먼 호수에 이는 잔잔한 물결같은 영화였기에 극장에서 보았을 때는 영화가 주는 메시지나 의미가 깊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그보다 더 아름다운 티모시 샬라메가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죠. 하지만 이 영화를 인생 영화로 많은 분들이 꼽기에 "왜"라는 생각에 재감상하였고 처음 본 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는 평소 오랜 시간을 머무는 조용한 개인적인 공간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볼 때 그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티모시 샬라메의 미모 역시 대형 스크린보다는 노트북 혹은 빔 프로젝터의 크기가 딱 적당하게 와닿았습니다.

동성애를 다룬 영화이기에 처음부터 서입견을 가지는 분이 있을 수 있지만 이 영화는 동성 간의 사랑을 떠나 사람 대 사람이 나누는 아름다운 감정을, 그것도 첫 감정을 잔잔하게 그려낸 영화입니다. 서툰 첫사랑의 영화이기도 하면서 그 감정과 경험을 통해 엘리오가 성장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잊고 지냈던 첫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저는 누구인지 명확히 떠오르진 않지만 그때의 감정은 잔잔하게 머리에 남아있더군요. 공간 한편에 우두커니 앉아서 영화를 보고 있으면 모두 저마다의 첫사랑이 떠오르리라 생각합니다. 그게 첫사랑을 했던 사람일 수도 있고 저처럼 그때의 그 감정일 수도 있겠죠.

제겐 가슴이 먹먹해지는 슬픔이 아니라 잔잔한 물결이 이는 느낌을 주는 영화였습니다. 첫사랑의 감정이 지금까지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거나 아직 잊지 못하고 있다면 아마 더 큰 느낌을 받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첫사랑은 모르겠지만 티모시 샬라메의 화보집을 보는 것 만으로도 영화 그 이상의 값어치를 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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