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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기록

이미테이션 게임 : 총성없는 전쟁터, 애니그마를 해독하라

by 곰푸 2021.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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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봉 : 2015.02.17.
  • 등급 : 15세 관람가
  • 장르 : 드라마, 스릴러
  • 국가 : 영국, 미국
  • 러닝타임 : 114분
  • 배급 : 메가박스㈜플러스엠
  • 감독 : 모튼 틸덤
  • 주연 : 베네딕트 컴버배치(앨런 튜링), 키이라 나이틀리(조안 클라크), 매튜 구드(휴 알렉산더)

미션 임파서블

<이미테이션 게임>은 천재 수학자인 앨런 튜링의 삶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앨런 튜링은 24살의 나이로 케임브리지 대학교 교수가 된 천재 수학자입니다. 너무 뛰어난 두뇌를 타고 난 덕인지 튜링은 어려서부터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합니다. 다른 사람의 말에 공감하거나 대화 속 내포된 의미를 파악하지 못했고, 음식을 먹을 때도 색 별로 당근과 콩을 구분하는 기이한 강박증을 보였죠. 자신과는 다른 앨런을 친구들은 무시하거나 괴롭히기 일쑤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의 하나뿐인 친구였던 크리스토퍼가 그를 구해주었죠. 어느 날 크리스토퍼가 암호 해독과 관련된 책을 읽는 것을 보고 암호 해독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앨런 튜링에게 사람들과의 대화 속 의미를 파악하는 것과 암호 해독이 비슷하게 와닿았죠.

때는 흘러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연이은 독일군의 공습과 기습 공격에 연합군은 속수무책으로 당합니다. 해독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애니그마'를 앞세운 독일군에 연합군은 매번 대패하고 맙니다. 결국 각 분야의 수재들을 모아 '애니그마'를 무력화시킬 기밀 프로젝트가 결성되고 앨련 튜링 역시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됩니다. 경우의 수가 조 단위를 넘는 독일군의 암호 체계를 해독하기 위해서 여태 시도한 방법은 일일이 해석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12시가 지나면 암호체계가 변경되어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죠. 튜링은 애니그마를 해독할 유일한 방법은 해독이 가능한 기계를 만드는 것이라 믿고 다른 팀원들과 달리 기계를 만드는 것에 매달립니다.

팀원들은 자신들과 어울리지 않고 이상한 기계 만드는 것에만 몰두하는 튜링을 믿지 않았고 자연스레 팀원과 튜링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집니다. 결국 프로젝트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한 튜링. 그는 윈스턴 처칠에게 직접 편지를 써 위기를 넘기고 기계를 완성할 마지막 기회를 얻게 됩니다. 팀장이 된 앨런은 팀에 필요가 없다고 여긴 2명을 퇴출하고 새로운 팀원을 찾습니다. 본인이 만든 퀴즈를 푸는 사람들을 선발하는 시험에서 자신도 8분이 걸려 푼 문제를 6분이 채 안돼 풀어낸 클라크를 팀원으로 영입하죠. 남녀차별이 심했던 당시지만 앨런은 팀원들을 설득하여 팀 내 유일한 여성인 클라크를 팀원으로 합류시킵니다.

클라크의 조언으로 팀원들과의 관계를 어느정도 회복하고 애니그마를 해독할 유일한 방법은 이 기계를 완성시키는 것이라고 설득합니다. 결국 팀원들 모두 모여 기계를 완성시키려 하지만 쉽지만은 않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죽고 연합군은 수세에 몰립니다. 머리를 식히던 중 기계 완성에 중요한 힌트를 얻게 되고 앨런과 팀원들은 결국 기계를 성공시킵니다.

기계의 이름은 '크리스토러'. '크리스토퍼' 덕에 영국은 나치의 전략적 정보를 사전에 알고 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국 정보부는 독일군의 암호를 풀지 못한 척하며 중요한 정보만을 전략적으로 이용합니다. 인적, 물적 자원의 피해를 감수할 만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눠 전쟁에 이용하죠. 결국 2차 세계대전은 연합군의 승리로 끝이 나고, '크리스토퍼' 덕에 전쟁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종전을 앞당길 수 있었습니다. 프로젝트의 성공과는 달리 엘런의 삶은 매우 비참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그가 참가한 프로젝트는 국가 기밀이었기에 그가 바친 모든 시간들은 표면상으로는 없던 일이 되었습니다. 또한 동성애를 범죄로 여겼던 당시 사회적 시선으로 튜링은 강제로 호르몬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결국 그는 홀로 연구를 거듭하다 41세의 젊은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맙니다.

전쟁은 누구에게나 비극이다

영구 드라마 <셜록>을 통해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팬이 되었습니다. 그의 명석한 두뇌 연기와 지적인 영국 발음은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오이를 닮은 얼굴마저 섹시해 보이게 했습니다. 지적인 섹시의 대명사인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어톤먼트>와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역시나 사랑에 빠진 '키이라 나이틀리'의 만남이라길래 예고편도 보지 않고 관람을 결심한 영화입니다. 영화관에서 보기 다소 지루하다는 평이 있지만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연기력을 보는 것으로도 돈이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괴짜 천재라는 수식어가 이렇게나 잘 어울리는 배우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이미테이션 게임>에서 전쟁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긴장감을 놓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24시간마다 바뀌는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튜링의 모습과 12시가 되면 칼같이 울리는 알람 소리 덕분이었죠.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당시는 3초마다 한 사람씩 죽었을 정도로 처참함이 극에 달했다고 합니다. 전쟁을 조기에 끝내게 해 준 기계를 만들어 그 피해를 최소화한 공적을 인정받아야 했는데, 튜링의 말로가 전쟁처럼 비참하여 끝이 씁쓸하였습니다.

영화와 직접적 연관은 없지만 영국군이 '크리스토퍼'를 통해 인적, 물적 피해를 선택적으로 고르는 장면은 전쟁의 또다른 비극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총칼을 들고 전선에서 피 흘리는 것 역시 전쟁의 비극이겠지만,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게 만드는 것 역시 전쟁의 비극이겠죠. 그런 의미에서 전쟁은 전쟁을 시작한 사람에게도, 영문도 모르고 전쟁을 치른 사람들에게도, 모두에게 비극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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