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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기록

미 비포 유 : "영원히 살 것도 아니면서"

by 곰푸 2021.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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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봉 : 2016.06.01.
  • 등급 : 12세 관람가
  • 장르 : 멜로/로맨스
  • 국가 : 미국
  • 러닝타임 : 110분
  • 배급 :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 감독 : 테아 샤록
  • 주연 : 에밀리아 클라크(루이자), 샘 클라플린(윌)

죽음을 준비하는 이야기

영화 <미 비포 유> 속 여자 주인공 '루이자'는 줄무늬 혹은 땡땡이 등 화려한 패턴을 좋아하는 독특한 패견 감각의 명랑 그 자체인 여성입니다.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던 '루이자'는 6년이나 일했던 카페가 문을 닫으며 백수가 되었습니다. 새 직장을 찾던 중 임시 간병인 공고를 보게 되고, 낯설지만 돈을 벌기 위해 간병인을 자처합니다. 그녀가 간병해야 하는 사람은 촉망받던 젊은 사업가였던 '윌'. '윌'은 몇 년 전 오토바이와 부딪히는 끔찍한 사고로 전신마비 신세가 되고 얼굴만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병명은 척수 외상으로 나아지리란 희망도 없었죠. 끔찍한 사고를 당하기 전 '윌'은 성공한 사업가로 여행을 다니고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도전가였습니다.

삶에 대한 의지를 잃은 '윌'은 갑작스레 간병인이라며 나타난 '루이자'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우스꽝스러운 옷, 썰렁한 농담, 그리고 속마음을 숨길 줄 모르는 얼굴 표정까지. '루이자'가 말만 하면 멍청이 취급을 하고 '루이자' 역시 자신에게 개망나니처럼 구는 '윌'이 밉고 치사하기만 했죠. 그러다 '루이자'는 '윌'이 6개월 후 안락사를 신청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처음에는 밉기만 했던 '윌'을 위해 '루이자'는 세상의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자 하죠.

둘은 함께 스포츠 경기도 보러 가고, 콘서트도 가고, 여행도 갑니다. 그 경험들을 통해 '루이자'와 '윌'의 가족들은 그가 존엄사 결정을 번복하길 바랐죠. '루이자'가 '윌'의 선택을 바꾸기 위해 애쓰며 둘은 차츰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깊이 사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 그의 선택을 바꿀 수는 없었죠. '윌'은 사고가 나기 이전 자신의 삶을 너무나도 사랑했다며, 평생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몸으로 살아가는 지금의 삶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존엄사를 위해 스위스로 떠나죠. 영화 <미 비포 유>는 '윌'이 스위스로 떠나고 남겨진 '루이자'에게 쓴 편지를 마지막으로 끝납니다.

삶, 죽음을 선택할 권리

<미 비포 유>가 다른 영화들과 비슷한 소재를 가지고 다른 주제를 줄 수 있었던 것은 결말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미 비포 유>의 결말은 결코 해피 엔딩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새드 엔딩이라고도 말 할 수 없죠. '루이자'에게 '윌'은 말합니다. 인생은 한 번 뿐이기에 최대한 열심히 사는 것이 삶에 대한 의무라고 말이죠. '윌'은 자신이 죽은 후에도 그녀를 마음에 새길 것이며 그녀가 대담하게 살길 바랐습니다. 지금 자신의 삶의 모습을 받아들일 수 없어 죽음을 선택한 '윌'. 남겨진 이들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비극이겠지만 '윌'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 입장이 되어보지 않아 알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흔히 말하는 '해피'와 '새드'로 이분되는 결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연히 <미 비포 유> 리뷰를 쓰는 지금, 김영민 교수님의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내내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영화와 달리 책은 김영민 교수님 특유의 사유와 고찰로 생각할 거리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둘 다 삶을 살아가기 위해 죽음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미 비포 유>는 존엄하게 살기 위해 죽음을 선택한 주인공을 보여주고,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살아가기 위해 이미 죽은 셈 쳐보자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상반된 분위기의 영화와 책이지만 함께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미 비포 유>에서 통통 튀는 '루이자' 역을 맡은 '에밀리아 클라크'는 잉글랜드 배우로 제가 좋아하는 HBO 드라마인 '왕좌의 게임'에서 용의 어머니 '대너리스 타르가리옌' 역을 맡았습니다. '왕좌의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에밀리아 클라크' 역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죠. 영화와 드라마에서 그녀의 모습은 과연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상반됩니다. 저는 '왕좌의 게임'을 먼저 보고 <미 비포 유>를 봤는데 용의 어머니가 줄무늬 타이즈를 입고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윌' 역을 맡은 샘 클라플린 배우 역시 잉글랜드 배우로 그의 필모그래피로는 <헝거 게임>과 <러브 로지> 등이 있습니다. 존엄사를 앞두고 감정의 폭풍에 휩싸이지 않으려 절제하는 듯한 연기가 좋았습니다.

매우 밝은 분위기의 영화이지만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니 영화가 뜻깊었다면 소설을 찾아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소설에서는 '루이자'와 '윌'이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관계가 좀 더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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