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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기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역사적 배경과 이유

by 곰푸 2022.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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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러시아의 정규군이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주둔하고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실제로 전쟁이 임박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음에도 실제 전쟁이 일어났단 소식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유럽의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와 세계 최고 밀 수출국가이자 천연가스 등 여러 에너지원의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가 전쟁에 들어가자 경제적으로 긴밀히 연결된 전 세계가 걱정하고 있다.

전략적 요충지인 우크라이나의 지리적 위치

지도에서 알 수 있듯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서쪽 국경과 접한 나라다. 과거 소련연방이었고 서유럽과 러시아 중간에 위치하여 지형적으로도 중요한 입지를 가진다. 소련 연방 시절 소련은 우크라이나를 남러시아, 소러시아로 부를 정도로 특별한 나라였다.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이 해체되며 독립한 나라이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키예프공국이라는 동슬라브 민족이 세운 최초의 봉건국가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푸틴과 많은 러시아인들은 옛 소련제국의 영광을 되찾고 싶어 한다.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조지아를 잇는 과거 제국을 재건하는 것이 그들의 꿈이라면 꿈이다. 우크라이나는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 당시에도 그리고 나치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 침공 당시에도 거쳐간 전략적 요충지이다. 그런 우크라이나가 과거 소련연방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NATO에 가입한다면 러시아 입장에서는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가입 추진

1949년 결성된 북대서양 조약기구인 NATO(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는 북미와 서유럽 국가들의 군사동맹으로 소련 붕괴 이후, 동구권 국가들까지 회원국으로 수용하며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1955년 소련은 나토에 대항해 동유럽 국가들과 바르샤바조약기구인 WTO를 만들었지만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이후 1991년 소련 해체와 함께 냉전이 종식되며 WTO는 해체되게 된다. 이후 1999년 헝가리, 폴란드, 체코를 시작으로 2004년에는 발트 3국인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이 나토 회원국이 되며 현재 30개국이 가입되어 있다.

청색이 나토 가입국, 적색이 러시아

나토는 2008년 우크라이나를 받아주기로 약속했지만 가입 시기는 미정이며, 푸틴은 과거 나토가 동진을 그만두겠단 약속을 근거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철회와 나토의 동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나토의 동진 중지는 구속력이 없는 구두약속이었고 나토의 공식 입장은 자발적으로 회원이 되겠다는 국가를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2017년 우크라이나-EU 협정을 맺고 무비자 및 포괄적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등 점점 더 친유럽 반러 성향을 보이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친유럽 세력은 확장해갔고, 우크라이나가 NATO에 가입하면 러시아는 러시아에 대응하는 군사동맹과 국경을 마주하게 되기에 이는 러시아에 실질적인 안보 위협으로 다가온다.

크림반도와 돈바스 분쟁으로 얼룩진 우크라이나의 사정

과거 우크라이나의 영토였던 크림 반도는 흑해를 끼고 있어 지중해를 통한 해양진출이 가능한 전략적 요충지였다. 199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두고 의견차를 빚는다. 시발점은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항구도시에 기지를 둔 러시아의 흑해함대이다. 러시아는 흑해 함대의 통제권을 그대로 갖겠다는 것이었고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토에 있는 흑해함대의 통제권은 우크라이나가 갖는 게 맞다는 것이었다.

 

과거 우크라이나는 소련의 핵 무기 보유를 인정받아 176개의 핵미사일과 최대 2,000기 전술 핵무기를 보유했지만 1994년 미국과 영국,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부다페스트 양해 각서를 체결하며 안전 보장과 경제적 지원을 조건으로 핵무기를 포기하게 된다. 우크라이나의 핵무기 포기 각서를 체결할 당시 미국과 영국,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했지만 2014년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공격하고 러시아인의 60% 넘게 거주했던 크림반도는 주민투표 결과를 근거로 러시아에 흡수되고 만다.

러시아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비중

지도와 같이 우크라이나는 드네프르 강을 사이에 두고 동쪽 친러 세력과 서쪽 반러 세력이 서로 으르렁댄다. 크림반도 흡수 이후 우크라이나 친러파들은 분리독립운동을 벌이고 2014년 돈바스 분쟁으로 내전이 선포되었다. 휴전 협정인 민스크 협정이 체결되었지만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분리주의자들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사이 내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우크라이나는 더 이상 러시아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나토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천연가스 수송관, 노르드 스트림2

광활한 영토를 가진 러시아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 다이아몬드, 목재 등 그야말로 천연자원의 보고라 할 수 있다. 러시아는 전 세계 자원 중 원유는 17%, 천연가스 25~30%, 역청탄 6%, 공업용 철광석 17%, 비철금속 및 희귀금속 10~20%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 이 중 대부분을 유럽으로 수출한다.

과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영토였을 당시, 러시아는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위해 평지가 많은 우크라이나에 천연가스 송유관을 깔았다. 이것이 아래 사진 속 노르드 스트림이다. 우크라이나가 독립하며 러시아는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수출하는데 송유관 사용 수수료를 우크라이나에 지불해야 했다. 또한 러시아가 천연가스라는 자원을 무기로 유럽 국가들에 행하는 영향력은 우크라이나와 타국이 끼어들며 자연스레 복잡해지게 되었다.

기존 가스 송유관 루트는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가며 우크라이나는 이 가스관을 통해 연간 수수료 이익만 2조 4천억 정도를 벌어들였다. 경제적 이익과 동시에 우크라이나는 서유럽 국가들에게 가스 송유관을 빌미로 중요한 국가 중 하나였다. 하지만 새로운 가스관인 노르드 스트림 2는 러시아에서 발트해 해저를 통해 독일과 바로 연결되고 흑해를 거치는 투르크 스트림도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동부 지역은 친 러시아 세력에 의한 내전이 지속되고, 노르드 스트림 1로 누려오던 경제적, 정치적 이권이 축소될 위기에 처하자 나토 가입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마치며

위와 같은 각자의 이권이 얽히고설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세계는 또 한 번 전쟁의 참혹함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미국이 앞장서 푸틴에게 강력한 경제적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러시아가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각국의 복잡한 이권 다툼 속에 결국 희생당하는 이들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러시아 국민이란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국제관계에서 공격적 현실주의를 대표하는 미어샤이머가 떠오르며 머나먼 대학시절 배웠던 현실주의와 이상주의, 구성주의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말만 번지르르한 주의들은 다 제쳐두더라도 하루빨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끝나고 양국이 평화적 해결책을 모색하기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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