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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기록

라스트 홀리데이 : 매일을 최선을 다해 산다는 것

by 곰푸 2022.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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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봉 : 2006.01.13.
  • 장르 : 모험, 코미디, 드라마
  • 국가 : 미국
  • 러닝타임 : 112분
  • 감독 : 웨인 왕
  • 주연 : 퀸 라티파(조지아 버드)
  • 조연 : LL 쿨 J(숀 매튜스), 티모스 휴튼(매튜 크레이건), 알라시아 위트(미즈 번스),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딜링스 의원), 제인 아담스(로첼), 제라르 드빠르디유(셰프 디디에)

Lord, Why ME???!!!!

조지아 버드는 뉴올리언스의 주방용품 가게에서 일하는 평범한 여성입니다. 직장 동료인 숀에게 호감이 있지만 수줍음이 많아 내색 한 번 하지 못하는 그녀는 퇴근 후 마트에서 쿠폰을 활용해 장을 보는 게 유일한 낙이죠. 어느 날 직장에서 머리를 크게 부딪힌 조지아는 병원에 실려가게 되고 의사로부터 자신이 '램핑턴병'이라는 희귀병에 걸렸으며 천문학적인 수술비로 수술을 하더라도 완치할 수 없고 살 날이 몇 주 남지 않았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평소 아끼던 화이트 와인을 모조리 마시며 눈물 흘리고 매주 가던 교회 성가대에서 합창을 하며 하나님에게 왜 나냐며 웃을 수 없는 하소연을 하죠. 낙심한 그녀는 여태 자신의 삶에서 하고 싶었던 것들을 써 둔 '가능성의 책'에 써진 버킷리스트를 실행하기로 합니다. 재수없던 직장 상사에게 당당하게 사표를 제출하고 지금껏 모아둔 모든 돈과 연금, 어머니가 물려준 채권까지 모조리 해약한 조지아. 평소 꿈에 그리던 여행지 체코의 '카를로비 바리' 행 항공권을 결제합니다. 좁아터진 이코노미석도 심기를 건드는데 은근히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은 항공 승무원의 태도에 그녀는 이코노미석을 박차고 현장에서 즉석 하여 1등석으로 좌석을 업그레이드합니다. 택시 잡기가 어려울 땐 헬리콥터를 부르고 초호화 호텔의 가장 비싸고 좋은 방인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을 망설임 없이 결제하죠. 또한 자신을 위해 최고급 드레스를 사고 평소 동경하던 셰프인 디디에의 호텔 음식을 메뉴별로 모조리 주문합니다.

좋아하는 남자 숀에게 한 마디 말도 못 하던 그녀는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고 삶을 대하는 태도와 관점을 바꾸게 됩니다. 해야 할 말은 하고, 누군가와 자신을 지위가 아닌 대등한 인간으로 바라봅니다. 배워보고 싶었던 스노보드를 타고, 익스트림 스포츠의 최상위 클래스인 베이스 점핑에도 도전합니다. 한편 남몰래 조지아를 좋아했던 숀은 그녀의 시한부 소식을 듣고 그녀를 찾아 떠나고 결국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죠.

매일을 최선을 다해 산다는 그녀.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사랑하고 두려워하지 말라는 조지아.

몇 주 남지 않았다는 그녀의 삶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까요?

"매일을 최선을 다해 산다는 것"

<라스트 홀리데이>는 1950년작 동명의 영화를 남자 주인공에서 여자 주인공으로 바꿔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영화 <시카고>로 널리 이름을 알린 후 호탕하고 따뜻한 연기를 보여준 퀸 라티파 배우님이 주연을 맡은 작품이죠. 영화는 누구나 꿈꿔봤을 법한 상황을 그럼에도 따뜻하고 흐뭇하게 보여줍니다. 직장인이라면, 매달 월급을 받는 사람이라면 목적에 맞게 지출을 구분하고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들을 꾹 참기 마련이죠. 흥청망청 써버린다면 다음 달의 내가, 다다음달의 내가 그 죗값을 치러야 하니까요.

우리와 같이 평범한 직장인 조지아가 시한부를 선고받음으로써 다음달의 조지아, 다다음달의 조지아가 더 이상 없을 것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미래를 위한다는 목적으로 모아 왔던, 미뤄왔던 돈과 꿈들을 지금 당장 실현하게 되죠. 택시 잡기가 어려워서 헬리콥터를 부르는 장면은 좀 과장이었다고 생각하지만 통쾌했고, 언젠가는 퍼스트 클래스에 타봐야지 마음만 먹었는데 이코노미석에서 바로 퍼스트 클래스로 업그레이드하는 조지아의 모습은 그야말로 사이다였죠.

이렇게 스토리가 빤히 예상되고 심지어는 한 번 본 후에도 영화 <라스트 홀리데이>를 또 찾게 만드는 매력은 이렇게 일상 속에서 누구나 꿈꿔왔던 일들을 통쾌하고 따뜻하게 그리고 있단 점이 아닐까 합니다. 결국 우리는 내일 또 눈을 떠 출근해야 하겠지만 영화를 보는 이 순간만큼은 너도나도 조지아가 되니까 말이죠.

영화를 다보고 조용히 예전에 써왔던 버킷리스트를 들춰봤습니다. 이룬 몇 가지는 밑줄을 그었고,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싶은 것들은 삭제했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생긴 하고 싶은 것들을 적어보았습니다. 생각만 했던 단어들을 써내려 가는 것만으로도 조금 흥분되더군요. 영화는 결국 해피엔딩입니다. 내내 유지했던 밝고 따뜻한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어쩌면 당연한 결말이겠지만 코믹한 요소도 섞여 있으니 영화를 아직 안 보신 분들이라면 염려 붙들고 보셔도 됩니다. 몇 년이 지난 후, 위안 삼을 무언가가 필요할 때 다시 꺼내 볼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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