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라수마나라 몇부작 줄거리 등장인물 감상평

어릴 적 하일권 작가님의 웹툰 <안나라수마나라>를 인상 깊게 본 나이기에 넷플릭스 코리아에서 이를 실사화한단 소식에 을 듣고 기대 반 걱정 반의 느낌을 가졌었다. 마술과 같은 판타지적인 요소는 웹툰만이 소화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실제로 마술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들을 떠올려볼 때도 실제 마술이 아닌, 대중을 현혹시키는 사기에 가까운 마술이 아니었던가.

게다가 판타지 뮤직 드라마라는 난생 처음 듣는 장르까지. 그럼에도 넷플릭스 공개 이후 상위권에 랭크되며 꽤 호평을 듣고 있는 듯하여 나도 호기심에 찾아보게 되었다. 마술사 역에 지창욱 배우님, '이태원 클라쓰', '구르미 그린 달빛' 그리고 '연애의 발견' 등으로 대중에게 익숙한 김성윤 감독이 연출한 <안나라수마나라> 이모저모 알아보자!

기본정보

"꿈을 잃어버린 소녀 윤아이와 꿈을 강요받는 소년 나일등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미스터리한 마술사 리을이 나타나 겪게 되는 판타지 뮤직 드라마"

 

• 스트리밍 : 넷플릭스 오리지널
• 공개일 : 2022.05.06.
• 몇부작 : 6부작
• 연출 : 김성윤
• 극본 : 김민정
• 원작 : 하일권 웹툰
• 등장인물

간략 줄거리 (스포 X)

극 초반 아이는 부모님 없이 동생 유이를 보살피며 살아가는 가난한 고등학생으로 나온다. 반면 일등은 극성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앞만 보고 살아가야 하는 전교 일등으로 둘은 전혀 다른 상황이지만 감당하기 버거운 현실에 처해있다는 공통점을 가진 인물이다. 무책임한 부모님을 둔 아이와 탄탄한 안전망 같은 부모님을 둔 일등은 상반된 처지이지만 각자 어른들로 인해 피폐해진 삶을 살아간다.

그런 두 사람은 마술사 리을을 만나고 마음이 고장 났을 때 "안나라수마나라"라는 주문을 알려준다. 주문과 함께 반짝거리는 화려한 볼거리가 시선을 사로잡지만 극이 전개될수록 이 주문은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두의 현실을 어루만져주는 위로가 된다. <안나라수마나라>는 어른이 되고자 하는 아이와 일등 앞에 어른이지만 아이의 모습을 간직한 리을이 나타나며 어떤 어른이,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끊임없이 묻고 있다.

당신, 마술을 믿습니까?

무려 2010년 6월부터 2011년 1월까지 연재된 하일권 작가님의 <안나라수마나라>

무채색을 베이스로 하여 중간중간 꿈과 마법을 강조할 때만 등장하는 다채로운 색의 대비는 현실의 암담함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주는 듯하여 어두웠던 작품으로 기억한다. 여타 웹툰들과는 다르게 다소 무거운 소재를 주로 다뤄 고등학생이었던 내가 보기에도 약간 어두웠달까.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안나라수마나라>는 오히려 웹툰에 비하면 개인적으로는 색채감 때문인지 더 밝게 느껴졌다. 폐놀이공원과 학교, 아이가 사는 마을이 몽롱하게 화면에 담기면서 판타지적 요소가 더 짙어졌달까. 게다가 뮤직 드라마라곤 하지만 음악이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게 연출되어 극의 집중도를 흩트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뮤지컬적 요소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린다던데 뮤지컬을 상당히 좋아하는 나로서는 호였다. 리을과 아이, 일등이 갖는 복합적 감정을 몽글몽글하고 판타지적으로 전달하는 데 노래만큼 좋은 소재가 또 있을까. 웹툰 초반부에 나일등의 얼굴? 턱?이 아주 길게 나와서 어떻게 연출했을지 궁금했는데 황인엽 배우가 연기하다니.

6부작으로 짧은 만큼 삶에 치여서 잠시나마 비현실적인 요소로라도 위로받고 싶을 때 멍하니 틀어놓고 보면 좋은 작품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는 유치하다고 받아들일지 몰라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충분한 위로로 다가가지 않을까.